| 출간일 | 2026-09-09 | 상품코드 | 130391 |
|---|---|---|---|
| 판형 | 154*228mm | 상품 무게 | 0.00g |
책 소개
잊힌 초대 목자를 다시 기억한
한 신앙 공동체의 기록
《초대 조선 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 현양 사업의 징검다리》는 한국 교회의 초대 목자 브뤼기에르 주교를 다시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한 본당 공동체가 펼친 현양 사업을 기록한 책이다. 2005년 설립 20주년을 맞은 서울대교구 개포동 본당은 미래의 사목 지표를 ‘선교’로 정하고, 누구도 선뜻 맡으려 하지 않았던 조선 선교에 자신이 나서겠다고 응답한 브뤼기에르 주교를 공동체가 본받을 인물로 선택했다. 이후 본당은 주교가 선종한 중국 내몽고 마가자의 묘소를 답사하고, 동산 천주당에 현양비와 안내판을 세웠으며, 용산 성직자 묘역에서 선종 170주기 추모·현양 미사를 봉헌했다. 마가자에서 주교의 원 묘비가 발견된 뒤에는 현장을 다시 찾아 묘비를 확인하고 축복식을 거행했다. 특강과 신자 재교육, 사진전, 영상 제작, 현양 기도와 홍보사도대학 운영도 이어졌다.
이 책은 이러한 활동의 성과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현양 사업을 시작하기까지의 논의, 공동체 구성원들의 참여와 투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거친 고민까지 함께 담아 한 인물을 기억하는 일이 어떻게 공동체의 신앙과 선교 실천으로 발전했는지를 보여 준다.
그분께서 그 누구도 나서지 않는 조선 선교를 자임하면서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신앙 후손인 우리는 그분의 현양 사업에 대해 “우리가 하겠습니다”라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제1부, 여섯째 마당, ‘현양 사업이 새로운 정신 운동으로’ 중에서
마가자에서 용산까지,
초대 조선 대목구장이 돌아온 길
이 책의 또 다른 중심에는 브뤼기에르 주교의 유해가 1931년 마가자에서 조선으로 이장된 과정이 있다. 브뤼기에르 주교는 조선 국경을 향하던 1835년 10월 20일 마가자 교우촌에서 선종했고, 모방 신부가 장례 미사를 봉헌한 뒤 현지에 안장되었다. 그의 유해는 조선 대목구 설정 100주년을 맞은 1931년에 발굴되어 여러 지역의 교회와 선교사들의 협조를 거쳐 서울로 옮겨졌다. 명동 주교좌성당에서 장엄 연미사가 봉헌된 뒤에는 용산 성직자 묘역에 안장되었다.
제2부는 브뤼기에르 주교의 묘소 사진과 관련 서한, 마가자 사제들의 유해 확인서, 묵덴 대목구장 블루아 주교의 편지, 라리보 주교가 작성한 유해 이장 시말기, 당시 《경향잡지》 기사 등을 수록한다. 유해를 담은 상자를 운반하고, 세관과 철도 수속을 해결하며, 만주사변의 혼란 속에서도 서울까지 안전하게 모시려 했던 이들의 노력이 구체적인 문서 속에 남아 있다. 이 자료들은 브뤼기에르 주교의 유해가 어떤 경로와 절차를 거쳐 조선에 도착했는지를 밝히는 동시에, 서로 다른 지역의 교회 공동체가 초대 조선 대목구장을 함께 기억하고 공경했던 역사를 전한다.
파리외방전교회 회원들은 브뤼기에르 주교님 귀천 후 처음으로 그 유해를 뵙는지라, 지극 정성으로 모셨습니다. 오늘 아침엔 유해를 모신 가운데 푸아요 신부가 장엄 연미사를 드렸습니다.
오늘 아침 주교님께 전보로 알렸습니다만, 푸아요 신부는 목요일 10시에 서울에 도착할 것입니다. 주교님께서 원하신 날짜인 9월 24~25일에 이 소중한 유해가 주교님께 다다를 수 있게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기쁘기 짝이 없습니다. 이 난세의 어려운 여건에서 성사된 일이라 하느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 제1부, 둘째 마당, ‘묵덴 대목구청에서 서울 대목구청으로’ 중에서
기록을 따라 걷고,
순례를 통해 사명을 이어 가다
제3부는 브뤼기에르 주교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서만자와 선종지 마가자를 잇는 순례 지도와 답사 일정, 참가자들의 순례 일지를 담았다. 도로가 끊기고 차량이 진흙에 빠지는 상황에서도 묘소를 찾아갔던 과정, 현지 교우들의 환대, 원 묘비를 직접 확인하고 탁본한 순간이 순례자들의 시선으로 전해진다. 부록에 수록된 언론 기사와 신자들의 체험문은 개포동 본당에서 시작된 현양 사업이 교회 안팎으로 알려지는 과정을 보여 준다.
특히 이번 증보판에는 2007년과 2008년의 활동이 추가되었다. 마가자에서 서울까지 이어진 유해 이장로 답사, 프랑스 고향 레삭과 카르카손·보르도·파리외방전교회 순례, 《브뤼기에르 주교 서한집》과 《브뤼기에르 주교 여행기》 출간, 본당 공동체의 현양 사업 지속 여부를 묻는 투표와 홍보사도대학 운영 등이 새롭게 담겼다. 두 관련 도서가 브뤼기에르 주교 자신의 편지와 여행 기록을 들려준다면, 이 책은 그 기록들이 후대 신자들에 의해 어떻게 발견되고 번역되어 현양과 순례, 시복을 위한 기도로 이어졌는지를 보여 준다. 과거의 행사를 정리한 자료집을 넘어, 한 공동체의 오랜 기억과 실천이 오늘의 교회에 어떤 유산을 남기는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브뤼기에르 주교 현양 사업은 언제나 현재 진행 중이어야 한다. 브뤼기에르 주교가 ‘자신은 결코 조선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예견하면서도, 매일매일 도착한 곳이 언제나 자신의 최종 목적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조선을 향한 고난의 여정을 중단하지 않았던 것처럼
─ 제1부, 여섯째 마당, ‘현양 사업이 새로운 정신 운동으로’ 중에서
증보판 간행사 | 염수의(요셉) 신부 · 5
개포동 성당 염수의 요셉 주임 신부를 비롯하여 김진영 바오로 사목 협의회 회장과 신자들은 2005년 1월, 브뤼기에르 주교야말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말씀하신 ‘제3천년기의 아시아 복음화 사명’과 맞물려 미래의 표상으로 본받을 만하다고 생각하고, 여러 차례의 토론을 거쳐 브뤼기에르 주교 현양 사업을 본당 설립 20주년 기념 사업의 하나로 결정했다. 모든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조선 선교를 자청하고, 미지의 땅인 조선을 향해 오다가 170년 전 내몽고에서 돌아가신 브뤼기에르 주교의 삶은 “제가 하겠습니다”로 대표되는 적극적인 복음화 의지로 가득하였으며, 이는 개포동 성당을 넘어서 한국 천주교회 전체가 본받아야 하는 신앙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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