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한국천주교회는 평신도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기도하면서, 하느님을 자발적으로 찾아 공경하기 시작한, 세계 유일의 자랑스러운 교회입니다. 그래서 현재까지 103위의 순교 성인을 모신, 순교의 전통 위에 굳건히 세워진 교회입니다. 우리는 103위의 성인들 가운데, 성직자들의 대표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를 호칭하고 있고, 평신도들의 대표로는 성 정하상 바오로를 부르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839년 기해박해 때부터 순교하신 분들은 벌써 성인이 되어 계시고, 그보다 꼭 60년 전인 1779년 같은 기해년에 천진암강학으로 한국천주교회를 시작한, 한국천주교회 창립자들은 천진암성지에 그 묘를 다 모시고 있는데도, 아직 시복(諡福)이 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2013년 춘계 전국 주교회의 정기 총회에서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 133위의 안건 제목을,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로 확정하고, 이를 교황청 시성성에 제출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분들은 1925년 79위 시복 때와 1968년 24위 시복 때, 그리고 2014년에 새로 시복된 124위의 선정 때도, 보류되거나 누락 된 분들입니다. 그 이유는 역사자료 발굴 부족과 한국천주교회의 교회사 연구 부족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벽(요한 세례자)과 이승훈(베드로), 김범우(토마스), 권철신(암브로시오), 권일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 형제, 이존창(루도비코 곤자가) 등, 한국천주교회 창립 주역과 1866년 병인박해 순교자들이 대거 포함되었습니다. 이번 시복 안건에서 수원교구와 관련된 하느님의 종은 47위입니다.
교구는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순교자 132위”의 시복·시성을 위해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수원교회사연구소와 한국천주교회 창립사연구소를 중심으로 순교자들에 대한 사료수집, 조사,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구 시복시성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창립 주역뿐만 아니라 다른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14곳의 순교성지를 개발하여 순교 신심을 고양하고, 시복·시성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교구민과 함께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수원교구 시복시성추진위원회는 『수원교구 하느님의 종 47위』를 발간합니다. 이 순교자들은 신앙의 모범과 불굴의 용기를 보여주신 분들이십니다. 『수원교구 하느님의 종 47위』는 우리 교구민 각자가 ‘하느님의 종’들에 대한 올바른 공경과 개별적인 기도와 묵상을 통하여 그분들의 덕행을 본받는데 필요한 양식을 풍부하게 제공할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법에서 ‘하느님의 종’은 성인·복자와는 달리 신앙공동체의 공적 경배의 대상이 아니며, 신자 개개인의 사적 경배만을 허용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이 소중한 책자가 나오기까지 수고하신 수원교구 시복시성추진위원회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제1부 ‘천진암 성지에 묻히신 한국천주교회 창립선조 하느님의 종 4위’를 집필하신 김학렬 신부님과, 제2부 ‘수원교구 지역에서 순교하신 하느님의 종 43위’를 집필하신 원재연 교수님에게 감사드립니다. 김학렬 신부님께서 ‘한국천주교회 창립선조 하느님의 종 4위’(수원가톨릭대학교 출판부 예정)에 대한 별도의 전문가용 책자를 준비해주셨음에 각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시복·시성을 위해 기도와 실천으로 동참하시는 모든 분에게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평화가 있기를 기도드립니다.